여리한 체구의 9살 소녀는 학대에 괴로움을 호소하며 집을 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소녀의 계부는 불에 달군 프라이팬으로 소녀의 두 손을 지지며 지문을 없애야 한다고 했다.
뜨거운 접착제를 발등에 부어 화상을 입히고, 불에 달군 젓가락으로 발바닥을 지지고, 쇠사슬 목줄을 이용해 베란다에 묶어두었다. 마치 중세시대 고문의 현장 같은 이야기는 하루 단 한 끼의 식사만으로 연명해야했던 창녕 아동학대 피해자 아동이 겪은 일들이다. 동물에게 이런 짓을 한다 해도 동물학대로 처벌 받고도 모자랄 일인데, 한 인간, 심지어 어린 소녀가 당하고 말았다.
창녕 아동학대 사건의 직접적이 가해자는 35세 계부이며 그의 아내인 피해자의 친모는 27세이다. 친모는 계부의 잔인한 행동들을 말리기는 커녕 함께 가담하였다. 창녕 아동학대 피해 아동은 친모와 함께 지내다가 2년 전 엄마의 재혼으로 계부와 함께 살게 되었고 그 후 두 동생이 생겼다. 부부는 오로지 첫째인 피해 아동만을 집요하게 학대하였다. 그들의 범행이 밝혀지며 다른 두 아이와의 접촉도 금지당하자 부부는 자해하며 울부 짖었다. 세 명의 아이들 중 유독 첫째 아이를 미움의 대상으로 삼았지만 그들의 범행정황은 단순한 미움으로 치부할 수 없을 정도이다.
창녕 아동학대 피해자 아동은 살기 위해 탈출했다. 빌라 4층 높이의 지붕다락방 베란다에서 옆집 베란다로 건너갔다.
발견 당시 아이는 맨발에 맞지도 않는 어른용 슬리퍼를 신고있었다. 탈출한 옆집에서 신고 나온 것인지, 길에서 주운 것인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 발로 아이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편의점이었다. 배고픔이 아이를 매우 괴롭혀왔을 것이다.
그렇게 아이는 주의 깊고 친절한 시민들에 의해 구조되었다. 살아서, 구조되어서, 가해자들을 처벌할 수 있고, 우리 어른들이 스스로 창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서 아이에게 너무나 고맙고 기특한 생각이 든다.
현재 아이는 안전한 아동쉼터에서 추스리며 보호받고 있다. 아이의 성격은 쾌활하고 여느 소녀들과 다르지 않다고 알려졌다. 밥도 맛있게 먹고, 좋은 곳에 와 행복하다는 아이의 말이 이 사회에서 어른의 역할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다. 향후 거취에 대해 아이는 '큰아빠네집'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실제 친인척관계는 아니고 아이가 어렸을 때 잠시 살았던 임시보호 가정이라고 한다. 아이의 가슴아픈 소식을 듣고 주저없이 아이를 맡기로 했다는 '큰아빠네식구들'에게 무한한 행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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